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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야간 알바 후기-1
오늘 드디어 3일간의 튕김을 뚫고 쿠팡 일용직에 출근 확정하게 되었다.
내가 근무하게 된 곳은 대구에 있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이다.
알바천국서 일용직은 지원을 매일 받는다기에
호기롭게 신청하였으나 지원자가 너무 많아 튕겼다.
그렇게 3일째 되던 날 지원 통과되었고
아 쿠팡 일용직은 알바천국이나 알바몬 공고를 보면 카톡으로 지원하게 되어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지원 통과되어 면접을 보는데 대면 면접이 아닌 화상면접으로 진행되었다. 페이스톡으로 3분가량 화상면접이 이루어졌는데, 다 코로나 여파인 것 같다.
머 질문하시는 게 코로나 관련 질문이고 당일 출근 가능하냐고 그게 끝이다. 근데 이게 안 좋은 게 나는 야간근무였기에 지원을 전날 18시~ 당일 13시까지 받는다. 그렇게 지원했는데 화상면접과 출근 확정은 당일 출근 3시간 전에 알려주니 답답했다. 머 일용직이라 좀 그렇기도 하지만..
아무튼 확정 나고 카톡으로 알려주신 주의사항, 준비물, 출근 전에 필요한 사항들을 알려주시고 출근 준비를 하였다.
다행히 통근버스가 우리 집이랑 가까운데 정차하여 그건 개꿀이었다.
야간근무는 19시~새벽 4시까지 이루어지는데
버스 타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버스 탈 때 온도 체크도 하고 인적사항도 확인하고 좌석도 다 따로 앉아갔다. 출근하기 전에 쿠팡 셔틀이라는 앱을 깔아서 당일 출근 전에 승차권을 발권받아야 셔틀버스를 타고 출퇴근이 가능하다. 그래서 버스 타면서 QR코드에 찍으면 탑승이 인정된다.
버스 타고 쿠팡 물류센터에 도착하였다.
6시 반쯤에 도착하니 주간에 일했던 사람들이 죄다 피곤한 표정으로 땅바닥에 여럿 주저앉아있었다.
그래서 직원 인솔을 받고 신규 대기자들이 서는 줄에 서서 대기하다가 온도 체크, 수기 작성을 하고 물류센터에 출근도장을 찍는 쿠펀치라는 앱을 또 깔아 계정을 생성하고 쿠팡물류센터 내에 있는 와이파이로 출근도장을 찍었다.
참고로 쿠펀치는 쿠팡물류센터 내 와이파이로만 조작이 가능하다. 이건 좀 신기하더라.
아 그리고 수기 작성하면서 가져온 짐을 넣는 락커들이 있다. 오기 전에 카톡으로 알려주신 사항에 자물쇠를 준비하라고 하였다. 보니 짐을 넣는 락커를 잠글 때 쓰는 것이었다. 그래서 락커에 짐을 넣는데 여기서 휴대폰도 반입금지라서 락커에 넣어두었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고 직원이 2층으로 따라오라고 해서 가니
어떤 사무실에 안전교육, 회사에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시고 인적사항을 적는 서류를 주셔서 거기에 다 기입하고 명찰을 받았다.
쿠팡은 주로 cf와 hub가 있는데, cf가 입출고업무고 hub가 상하차 분류업무였다.
난 당연히 cf로 하였고, hub사람들과 나뉘고 직원 인솔 하에 현장으로 투입되었다.
신규라서 현장을 가니 출고 업무에 관한 교육을 1시간가량 받았다.
그런데 놀란 것이 하나 있었다.
쿠팡물류센터가 힘이 많이 드는 일이라고 들었는데 보니까 젊은 여성분들이 엄청 많이 있었다.
야간이고 일도 힘들 텐데 다들 일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면서도 나도 잘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가면 주로 피킹업무를 하는데 피킹업무란 출고할 물품을 바구니나 카트에 싣고 포장하는 직원께 보내는 업무였다. 가장 기초적인 업무라고 한다.
그리고 PDA라는 폰 같은 기계를 하나씩 주는데 이 기계로 모든 업무를 한다.
먼저 카트에 토트라는 파란 바구니를 담는다.
그런데 1~2개 담지 말고 대여섯 개씩 담으라 하신다.
담고 PDA로 자동 배치 할당을 클릭한다.
그러곤 토트 4면에 바코드가 있는데 이것을 PDA로 찍는다. 그럼 일이 시작된다.
물류센터를 쭉 보면 구역마다 표시가 되어 있다.
L1 L2 L3 L4 F1 F2 F3 등등 이렇게 다 구역이 나뉘어있다. 그냥 토트를 실은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PDA에 적힌 구역에 가서 구역 바코드를 찍고 담을 물품 바코드를 찍고 실으면 된다.
그냥 고등학교 의무화 교육을 받은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그냥 이렇게 듣는 것보다 한번 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무튼 일자체는 개쉬웠다.
주의할 점은 토트에 물품을 싣는데 너무 꽉 차게 채우면 안 되고 토트보다 높게 쌓아도 안되고 5KG 이상 채워도 안된다. 그 토트 하나에 들어갈 물품들이 그대로 쿠팡 박스로 들어가는 물품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래서 재량껏 잘 조절해가면서 넣으면 된다.
그렇게 처음에 1시간가량 교육 듣고 밤 10시 40분에 밥을 먹으러 갔다.
첫날이라 동선을 찾기 어려웠지만 직원을 따라가니 6층에서 밥을 먹게 되었다. 아 참고로 대구 쿠팡 물류센터는 1, 3, 5, 7, 9층이 작업장이고 4, 6층이 식당이고 휴게실이란다.
1층에 나가면 흡연장하고 휴게 구역이 또 따로 있다.
그렇게 밥을 받는데 온도 체크는 필수고 수기 작성하고 칸마다 격리된 좌석에 가서 밥을 먹었다. 당연히 밤늦게 먹는 밥이라 안 넘어갔다.
더군다나 보통 급식이면 3찬에 밥, 국일 텐데 외 여기는 2찬에 밥, 국인가.. 음 밥은 좀 실망스러웠다.
대충 깨작거리다가 쉬기 위해 1층에 휴게 구역으로 갔다. 가니까 자판기가 여러 대 있는데 이게 쿠팡 복지인가 싶었다. 모든 자판기 메뉴의 가격이 300원이었다. 이건 괜찮더라. 평소 콜라도 잘 안 먹는데 그날 일 하면서 물도 잘 못 먹고 하니 콜라를 먹었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물통을 챙겨 와도 된다고 있었는데 막상 챙겨가니 짐이었다. 카트를 옮길 때마다 같이 들고 다녀야 되며 깜빡하면 토트하고 내 물통 하고 같이 택배 보낼 수도 있다.
그렇게 밥 먹고 또 일이 시작되었다. 같은 반복
다른 분들 쿠팡 후기를 보면 사람 대우 못 받는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건 딱히 없었던 것 같다. 나이가 많아서인지.. 나를 꺼려하는지 아무튼 감정노동 안 한다는 건 좋았다. 하지만 육체적 노동을 100%로 받았다. 로봇이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일을 하다 기존에 하시던 다른 일용직 아저씨랑 같이 옆 센터로 팔려갔다.
그 이후는 헬이었다.
내가 처음에 있던 곳이 대구2센터였는데 새벽 1시쯤 대구1센터로 가란다. 갔는데 물건 자체가 달랐다.
대구2센터 5층에서 일을 했는데 작은 물건부터 마치 다이소 온 것 마냥 홈플러스 온 것 마냥 다양한 물품이 있었는데 무거운 물품은 없었다.
근데 대구1센터로 팔려가고 나니 일단 다 박스때기다. 음료부터 시작해서 고양이모래, 두유, 쌀, 페인트 등등 보기만 해도 힘든 것 들이었다.
직원 말로는 대구1센터에 사람이 부족해서 보충 불렀다는데 여기서 망설여졌다. 이 일의 강도에 비해 페이도 괜찮고 단기로 하기 좋아서 했는데 지게차들이 들어야 되는걸 왜 사람이 일일이 다 들어야 되는지 망설였다. 그런데 오늘 신규로 나랑 같이 온 젊은 여성분도 불려 왔나 보다. 그냥 안쓰러웠다. 보기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그 무거운 것들을 들고 나를 생각하니 나보다 그 여성분이 안타까웠다. 그렇게 일을 쭉 했다.
점점 발이 아프고 손이 아프고 그렇더라.
근데 옆에서 하는 젊은 여성분을 보면 저분도 하는데 내가 이래서야 되겠나 싶었다.
그렇게 하는데 하필 연장을 한단다.ㅡㅡ
보통 4시까지이면 3시 40분쯤 되면 정리하고 집에 갈 준비를 하는데 4시 10분까지 연장을 했다.
하고 화장실 가서 새까매진 손을 씻고 옷 털고 땀 닦고 락커 있는 건물로 가서 짐 챙기고 쿠펀치앱켜서 퇴근 도장 찍고 버스에 올랐다.
나오면서 느낀 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새벽까지 돈 9만 원을 벌기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니 한번 더 사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집에 오니 5시고 씻고 눕는데 잠이 바로 오질 않았다. 몸은 개피곤한데 잠은 잘 안 오고 또 밤에 속이 안 좋을 것 같아 밥을 잘 안 먹었는데 다음부턴 밥 무조건 풀로 먹어야겠다. 마치고 집오니 속이 안 좋더라.
아무튼 마무리로 일 강도는 층마다 작업장마다 차이가 큰 것 같고 젊은 여성분들도 많이 지원하셔서 일하시는 것 보니 오히려 공장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쉬운 것 같다. 그렇게 피곤하고 발바닥 아프고 종아리 아프고 했지만 다음날 출근을 지원했다.
그리고 감정 소모를 안 해도 되고 자기 혼자 일 묵묵히 하는 사람들에겐 좋다.
페이가 세다. 일 9만 원이지만 주 2일 이상 근무하면 주휴수당이 붙기에 사실상 더 많다.
일용직이라 가고 싶은 날 지원하면 된다. 즉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 대학생부터 남녀노소 연령불문이다.
단점은 발이 매우 아프다. 물을 잘 못 마신다.
잠이 몰려온다. 하지만 나는 잠 1도 안 오더라.
아무래도 야간 일이다 보니 밤낮이 바뀌어 생체리듬이 깨진다.
단기로 돈 바짝 댕기기엔 좋다.
그래서 난 다음 날도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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